2025년 7월 현재, 글로벌 자동차 전장 산업은 격변의 중심에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미국은 다시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회귀했고, 이는 글로벌 전장 부품 공급망과 투자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기의 멕시코 전장 모듈 공장 건설 중단 사례는 이러한 국제 정세 변화가 실물 산업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본 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 전기차 수요 둔화, 기술 및 공급망 재편 등 자동차 전장 산업을 흔드는 핵심 변수들을 정리합니다.
트럼프 재선 이후 보호무역주의 복귀와 통상 리스크 확산
2025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취임 이후, 미국은 본격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그의 핵심 타깃 중 하나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재검토를 시사하며, 멕시코산 부품·차량에 대한 원산지 기준 강화 및 추가 관세 검토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미국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려던 기업들은 심각한 리스크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전기의 멕시코 케레타로 전장 모듈 공장 계획도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가능성 때문에 전면 보류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지역 리스크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략 전체를 수정해야 할 만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재개하며 중국과의 무역 갈등도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계 부품업체들과의 협력도 위축되고 있으며, 한국, 대만, 일본 기업들은 미국 내 직접 생산이 아니면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보조금 축소: 전장 산업의 투자 모멘텀 감소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명확한 둔화 흐름을 보였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 축소 및 친환경 인프라 예산 삭감을 단행하며 전기차 보급 속도가 둔화되었고, 유럽과 중국도 공급 과잉 우려로 인해 생산 조정을 시작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1~6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8.3%에 그쳤고, 미국 내 판매는 전년 대비 2.1%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수요 둔화는 전장 부품에 대한 투자의 수익성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기업들이 보수적인 투자 전략으로 전환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의 멕시코 공장도 이 같은 수요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습니다.
북미 시장에서의 전기차 모듈 수요가 하향 조정되고, 완성차 업체의 발주도 보수적으로 전환되면서 대규모 공장 가동의 리스크가 확대되었습니다.
결국 삼성전기는 정치·경제 이중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투자를 보류하게 된 것입니다.
기술 고도화와 공급망 재편: 수직 계열화가 경쟁력의 핵심
자동차 전장 산업의 또 다른 중요한 변수는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입니다.
2025년 현재, 자율주행·커넥티드카·전기차가 융합되면서 전장 부품은 단순한 전자 모듈이 아니라 통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센서, 카메라, 통신칩, AI 프로세서 등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되는 만큼, 부품업체들도 기술 역량과 수직 계열화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삼성전기, LG이노텍, 일본의 덴소 등 주요 전장 기업들은 이제 단순 생산기지 확대보다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과 안정적인 공급망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EU의 정책이 ‘리쇼어링’을 장려함에 따라, 북미 현지 생산이 아닌 경우 전략적 제휴 또는 기술 제휴를 통한 협력 모델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의 경우, MLCC, RF 모듈 등 핵심 부품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립형 공장 투자에는 제한적인 접근을 택한 것입니다.
이는 향후 전장 산업이 기술력 없는 단순 외주 조립기업을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미국은 다시 보호무역의 흐름으로 돌아섰고, 글로벌 자동차 전장 산업은 예측 불가능한 외부 변수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수요 둔화, 보조금 축소, 기술 고도화, 통상 리스크 등 모든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시점에서, 삼성전기의 멕시코 공장 보류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 전략으로 평가됩니다.
이제는 빠른 확장이 아니라 정밀한 예측, 기술 집중, 공급망 유연성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게 됩니다.
투자자와 산업 종사자 모두 전장 산업의 표면적인 성장률보다, 정책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 기술력을 통한 경쟁 우위가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은 확장보다 전략적 재배치의 시대입니다.